Tsunesaburo
Makiguchi

아카이브 Archieve

감옥에서 보낸 편지

1943년 10월 23일

사다코, 보내준 침구, 담요, 잠옷 등 7가지 물건을 오늘 받았다. 고맙구나. 얼마나 힘들었을지 다 알고 있단다. 다행히, 그 동안 배가 아파 고생하고 있었는데, 그 원인이 아마도 이곳이 밤에 추워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네가 보내준 물품을 받아서 기쁘구나. 이달 11일 내가 보낸 편지가 아직 발송되지 않았다고 검사 한 명이 얘기하더구나. 그 사람이 나의 가치론을 이해해 줄 만큼 친절하다는 내용을 편지에 적어서, 편지가 검열관에게 보내졌지만, 검열관은 예외적으로 편지를 통과시켰다. 그들이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앞으로도 감기는 물론 먹는 음식도 조심하고, 이 병이 낫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이곳 생활은 경시청에서의 생활과는 상당히 다르단다. 각자 다다미3칸 크기의 방에서 살고 있는데, 책도 읽을 수 있단다. 편안하고 부족한 게 없구나. 그러니 나에 대한 걱정은 버리고 집에 있는 가족 모두를 잘 보살펴다오. ... 이 비상시기에 우리 모두 특히 적절한 식사와 옷차림에 주의하고, 따뜻하게 지내도록 하자. 최근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보통 이맘때쯤이면 감기에 걸리곤 하지.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면, 잊지 말고 따뜻한 물병을 사용하고, 아무쪼록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요코는 잘 지내니? 요코를 못 본지 석 달이 되어가네. 얼마나 컸을지 상상해본다. 요코를 잘 돌봐주어라.

독방에서는 여러 가지를 사색할 수 있기에 실제로는 더 나은 곳이 되기도 한다. 나는 아침저녁 근행에 덧붙여 특별창제를 시작했는데, 멈추지 않고 계속 실천하고 있단다. 아마 요조는 내가 직접 자기한테 편지를 쓰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다. 부디 요조에게 나는 건강히 잘 있다고 안심시켜주고, 평소와 다름없이 활동하느라 바쁘다고 이야기하거라. 대부분의 사상범들이 여기로 보내져, 인원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심문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니, 당분간 이곳에 머물게 될 것 같다. 부디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기다려다오.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심이다. 지금의 이 어려움을 커다란 불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성인이 겪고 견뎌낸 일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하다. 이 사실을 분명히 납득하고, 그 어느 때보다 신심을 강성히 해야 한다. 헤아릴 수 없이 광대하고 방대한 공덕의 인생을 살고 있기에, 지금의 상황을 결코 원망하거나 한탄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체험을 통해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법화경과 니치렌 대성인 어서에 씌어있는 ‘변독위약’의 가르침대로 독은 반드시 약이 된다.

1943년 12월 17일

구치소 독방

헤이와 식품회사의 이시다 씨를 만나보았니? 아니면 안 가봤니? 네가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일은 어떻니?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너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내 편지를 주의 깊게 읽고 내 질문과 요청에 빨리 답해다오. 부탁했던 ‘아카호 기시’ 및 집에 있는 책을 보내주면 좋겠다. 만일 보내줄 수 없다면, 그 이유를 분명하게 답해다오. 고구리씨와 오하라씨는 언제 집에 방문했니? 오하라씨는 아내와 화해했을까, 아닐까? 너를 꾸짖는 게 절대 아니란다. 자세한 설명도 필요 없단다. 답장을 쓸 때,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답해주거라. 감정적으로 될 필요도 없고, 정성을 다할 필요도 없단다.

집안의 음식 배급사정과 요코가 잘 놀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만 하거라.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고 싶어서 그렇단다. 최전방에 나가있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게다. 편지를 보낼 때, 진부한 격식은 필요 없으니, 구체적인 사실만을 이야기해다오.

1944년 10월 13일

아내 마키구치 쿠마 & 며느리 사다코 카네코에게
토시마구, 메지로

보내는 사람: 마키구치 쓰네사부로
니시 스가모 10월13일

10월 11일, 네가 10월 5일에 보낸 요조의 전사소식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다정하게 챙겨준 외투와 상의 양말과 띠도 잘 받았다. 요조의 소식은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두 사람이 걱정인데, 모두 강건한 의지로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사다코, 그간 너는 참으로 강인하게 견디면서 힘이 되어주었다. 정말로 든든하단다. 네가 나에게 보여준 애정과 효심은 내 친자식이 이상으로 깊고 지극하다.

현명하게 요코를 키우고, 딸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 부부를 보살펴 준 너의 존재가 노년의 우리 부부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는구나. [요조와 나의] 편지는 마키구치 가문의 영원한 기념물로 보관해야 한다. 나를 위해 그렇게 해다오. [요조와] 진심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소식을 알리도록 해라. 홋카이도에 계신 고모님도 잊지 말거라.

나는 이번 일이 신심의 도상에서 일어나는 장애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 의미가 분명해질 것이다. 지금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심이다. 요조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영예롭게 죽었다고 생각하고 요조의 명복을 기원하는 일이다.

칸트의 철학을 정독했다. 100년 전 또는 그 후의 학자들이 원했지만, 손을 대지 못한 ‘가치론’을 내가 저술하고, 게다가 위로는 법화경의 신앙에 결부시켰고, 밑으로는 수천 명이 실증을 낸 것을 보고 나 자신도 놀랐다. 그렇기 때문에 삼장사마가 다투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며 경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