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nesaburo
Makiguchi

종교 개혁가 Religious Reformer

니치렌의 이상

시즈오카에서 (1938년 7월)
마키구치 선생님은 동료 교육자이자 학교 교장인 미타니 소케이(1878-1932)를 통해 니치렌 불법을 만났다. 니치렌 불법에 관한 미타니의 주요 저술은, 1260년에 니치렌이 일본 막부 지도층에 항의하고자 제출한 문헌인 『입정안국론』에 대한 분석이었다.

20세기 초, 일본의 다른 니치렌 지지자들은 니치렌 대성인이 국가 안정과 안보를 강조한 측면에 대해 국가와 국익을 우선시했다고 이해한 반면, 미타니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그는 국토와 국가는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장소로써 존재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니치렌은 입정안국론에서 평화롭고 번영하는 사회를 실현하는 열쇠는 다름 아닌 정치 지도자 및 대중들의 ‘내면의 변화’, ‘생명의 변화’라고 강조한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사회개혁을 향한 니치렌의 이상이 자신의 사상과 일치한다고 간파했다. 가치론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선생님은 ‘신성(神聖)’ 혹은 '성스러움'을 별개의 독립적 가치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을 분명히 거부했다.
“고통받는 사람과 세상을 구제하는 것 외에, 사회에서 종교의 존재 의미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이(利)의 가치가 아닌가? 세상에서 비참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선(善)이라는) 도덕적 가치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마키구치 선생님은 니치렌 불법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참여와 개인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 사회 변혁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이 지금까지 자신이 다져왔던 신념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선생님은 한동안 ‘교육’을 이러한 사회적 변혁의 주요 동력이자 수단으로 보았다. 하지만 향후 10년가량 마키구치 선생님에게 사고(思考)의 변화가 생긴다. 선생님은 불도수행 그 자체가 인간 내면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위에 인용한 부분 뒤에 이어, 마키구치 선생님은 자신의 사상이 법화경의 세계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그리고 불도수행을 통해 자신이 어떤 내적 변화를 경험했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법화경을 접했을 때, 법화경이 일상생활의 기반이 되는 과학적, 철학적 원리와 전혀 모순되지 않고, 내가 지금까지 연구해 온 모든 종교적, 도덕적 실천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매우 놀랐다. 이러한 깨달음 앞에서 나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나의 일상생활에서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것은 법화경의 가르침과 정확히 일치했다. 결국 이 신앙을 받아들이기로 굳게 결심했을 때, ‘하늘이 맑아지면 땅은 밝아지고, 법화(法華)를 아는 자는 세법(世法)을 깨닫느니라’라는 니치렌 대성인 말씀의 진리를 내 현실생활에서 확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환희에 감싸여, 거의 60년이나 되는 내 삶의 근간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어둠을 더듬으며 나의 길을 찾아 헤매던 불안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늘 생각에 잠겨있던 오랜 성향 또한 사라졌다.
내 인생의 목적 의식과 야망은 한계를 벗어나 더욱 확대되었고, 나는 드디어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최대한 인간적 방향으로 국가교육 개혁을 이루고 싶다’는 담대하고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혔다. [1935]1
  1. 1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 8권 (일본어판), 제삼문명사 405-4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