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nesaburo
Makiguchi

지리학자 Geographer

가능성을 그리다

인생지리학 도입부에서 관찰과 분석을 위한 틀을 정립한 다음, 마키구치 선생님은 물리적, 지리적 구체적 특징에 주목하고 이러한 특징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먼저 우주 내에서 인간의 위치를 찾아내고, 태양이 지구에 빛과 온기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묘사한다. 나아가 지구 모양, 대륙과 바다의 움직임과 상대적 분포 등이 인간의 생활과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끝으로 섬, 반도, 지협, 산, 평원, 강, 호수, 대양, 해안, 항구 등과 같은 지리적 요소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관철하는 원칙을 밝혀내고 분석하며 이 부분을 마무리한다.

1900년대 초 요코하마(위키미디어 공용)
1900년대 초, 소학교 교실의 모습(위키미디어 공용)

마키구치 선생님은, 참되고 의미 있는 지리학은 인간과 물리적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서 생기는 변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다에 관한 예가 마키구치 선생님의 신념을 잘 나타내준다. 상호작용의 공식에 인간의 어떤 요소를 대입하는가에 따라, 대양 그 자체는 세계를 분단시키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고,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역사상 아주 오랫동안 바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인류가 그 광활한 지역을 탐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 그러나 항해기술이라는 형태로 인간의 지혜가 발휘되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용기와 이상이 더해지면서, 이제 그 똑같은 바다는 완전 탈바꿈하여 “매끄러운 통로”가 되어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게 되었다.
또한 마키구치 선생님은 (서구와) 고립되었던 사회가 갑자기 서구 열강의 압도적인 기술, 경제, 군사적 능력과 접촉하면서 일어나는 비극적 결과도 예리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근원적 방법을 통해 지식을 발달시킨다면, 자연환경 혹은 정치적 상황이 가하는 그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인간은 – 개별적으로도, 집단적으로도 -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마키구치 선생님은 일본에 대해,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더욱 활발하게 교류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즉, 일본은 보다 적극적으로 물리적 환경을 재정립해 변화를 두려워하고 낯선 사람을 의심하는 편협한 ‘섬나라 근성’을 변혁해야 하고, 무역과 문화 교류를 통해 전 세계와 교류하는 “해양민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한다.

앞서 논한 두 개의 장을 살펴보니, 섬나라와 해양국가 간의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성과 가능성을 느낀다. 위에 묘사한 여러 자극에 의해 인류는 거침없이 바다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그 진가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가장 멀고 낯선 곳조차도 확고하게 마음만 먹는다면 반드시 도달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먼 땅을 향해 나아가는 도상에서, 인간의 책략에 의한 복잡한 방해작용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자유를 만끽하고 음미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안다면, 과연 누가 소극적으로 주저하고 있겠는가? 누가 육지에만 갇혀 지내는 위축된 삶을 살고자 하겠는가? [1903]1

마키구치 선생님은 일본의 적합한 역할을 찾으려고 애쓰는 반면, 동시대 그 어떤 인물도 보여주지 못했던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세계 속에서의 일본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이 ‘세계 경제시장’ 안에서 일본은 북위 21°~ 51°, 동경 120°~156°에 위치, 태평양이라는 대로의 길고 좁으며 고르지 못한 울퉁불퉁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있는 황폐한 작은 가게와도 같다. 일본 사람들은 태연하게 가게 앞에 앉아, 불을 쬐고 담배를 피우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4천만 명의 점원이 있는 나라로, 비단 또는 차, 건어물류를 파는 가게로, 입구에는 벚꽃 표시가 있다. [1903]2

마키구치 선생님은 그 시대 인물들과는 달리 국가 혹은 인종에 관해서는 전혀 논하지 않았다. 특정한 문화 공동체의 지배적인 특성은 그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그 공동체 사람들과 물리적 환경 간 교류의 산물이고, 그들이 선택한 것들이 누적된 결과물이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식민지 약탈의 근거가 된 생물학적 결정론 그리고 지리적 결정론을 언급하지 않는다. 인간은 어떠한 도전과 가능성에 직면한다 할지라도, 늘 그 주어진 상황에 적합하게 응하여 미래를 만들어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마키구치 선생님은 생각했다.

  1. 1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 (일본어) 제삼문명사, 제1권 235-36쪽
  2. 2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 (일본어) 제삼문명사 제1권 218-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