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nesaburo
Makiguchi

종교 개혁가 Religious Reformer

‘사상범’의 기록

마키구치 선생님이 받은 심문의 핵심은 천황신성 숭배에 관해 마키구치 선생님이 품었던 의심과 혹은 이를 훼손하는 발언에 대한 유죄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마키구치 선생님 연행에 대한 최초 보고서가 실린 <특고월보>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마키구치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의 전반적 사상과 신념은 저항적이고 선동적이다. 경찰본부와 후쿠오카 특수경찰의 감시보고서에 의하면, 마키구치는 회원들에게 ‘천황도 범부다’ ‘천황 자신이 국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천황에 대한 충성 강요는 교육칙서에서 삭제해야 한다’ ‘법화경과 니치렌을 비방하면 반드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이세신궁에 가서 예배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주장해왔다. [1943]1
가족과 함께 (왼쪽부터 딸 츠나, 아들 요조, 마키구치 선생님, 부인 쿠마)

마키구치 선생님은 심문 과정에서 자신이 '사상범'으로 낙인 찍히게 된 바로 그 사상을 거듭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불법에서 설하는 인과이법은 보편적이며 일본국은 물론 천황 또한 인과이법의 지배하에 있다는 주장은 당시 심각한 신성모독 행위로 간주되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서로 상반되고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두 가지 사상체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한편으로 만인성불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사람들의 가능성을 일깨우기 위해 헌신하는 보살의 길, 자비로운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법화경이 있다. 마키구치 선생님이 니치렌 불법에 귀의하게 된 이유는,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자신의 경험과 견해에 부합하는 ‘인간의 가능성을 끈기 있게 육성한다’는 가르침 때문이기도 했다. 반면, 파시스트 군국주의의 공식 이데올로기는 개인은 국가에 필요한 정도만큼만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나를 버리고 국가에 봉사한다(멸사봉공 滅私奉公)’는 당시 핵심 슬로건 중 하나였다. 1941년 개최한 창가교육학회 총회에서 마키구치 선생님은 "나를 비우고 버리라는 말은 거짓이다. 진실은 자신과 타인 모두를 위한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라고 선언했다.

마찬가지로, 마키구치 선생님은 법화경과 인간의 보편적 존엄성을 가르치는 법화경의 메시지를 천황이라는 개인보다 더 중시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니치렌 대성인의 입정안국론의 한 구절을 심문관에게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뜻은 설사 천황폐하와 같은 군주가 법화경을 믿고 실천한다 할지라도, 만일 이 땅에서 이 법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둔다면 결국 내전, 쿠테타, 기근, 역병과 같은 여러 재앙이 일어나 국가는 멸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과거 역사에 비추어볼 때, 지금 일본이 이러한 상황에 가까운 국가적 재난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의 분쟁 및 태평양전쟁 역시 일본이 불법을 비방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1943]2

당시 일본의 해외침략과 공격은 성스러운 전쟁 ‘성전(聖戰)’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마키구치 선생님은 이를 반박하며, 잘못된 사상에서 비롯된 국가적 재앙이라고 기술했다. 나아가 마키구치 선생님은 천황 자신이 불법을 받아들여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질문: 만약 천황폐하께서 니치렌의 법화경 신앙과 어본존을 받아들인다면, 폐하가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국가를 통치할 때 폐하의 자유의지를 방해하지는 않겠는가?

답: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창가교육학회의 좌담회와 회원들과 나눈 개인대화를 통해 나는 종종 ‘천황도 범부다. 왕세자 시절, 천황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배우려고 가쿠슈인에 다닌 평범한 인간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천황도 다른 사람들처럼 실수를 합니다. 메이지 시대 초기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야마오카 텟슈는 여러 차례 메이지 천황에게 경고하고, 천황의 실수를 지적했다고 합니다. 나는 야마오카의 행동이 전적으로 옳았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만약 천황이 어본불을 받아들인다면, 자연스럽게 지혜를 이끌어내고 발휘하여, 실수 없이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1943]3

이후 심문기록에서도 마키구치 선생님은 똑같은 주장을 반복한다.

폐하가 병에 걸렸을 경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의사의 조언을 자애롭게 받아들여야 하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방식을 채택해야만 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천황폐하는 인과이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만일 폐하가 이 위대한 근본법을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이 나라는 반드시 부흥하고 평화와 안정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1943]4
  1. 1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10권 (일본어판), 제삼문명사 371쪽
  2. 2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10권 (일본어판), 제삼문명사 201-202쪽
  3. 3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10권 (일본어판), 제삼문명사 203쪽
  4. 4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전집10권 (일본어판), 제삼문명사 207쪽~208쪽